입술이 자꾸 튼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겨울이 되면 입술이 갈라지고 각질이 일어나서 립밤을 수시로 바릅니다. 바를 때는 촉촉해지는 것 같은데 조금 지나면 다시 건조해집니다. 심한 날에는 입술 가장자리가 갈라져 피가 나거나 밥을 먹을 때마다 쓰라립니다. 그런데 계절과 무관하게 사계절 내내 입술이 트는 경우도 있습니다.
입술이 자주 트는 것을 단순한 건조증으로만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입술 건조가 반복되는 데는 다양한 원인이 있습니다. 수분 부족, 입술을 핥는 습관, 잘못된 립밤 선택, 비타민 결핍, 구강 호흡, 알레르기, 약물 부작용까지 관여할 수 있습니다. 같은 건조증이라도 원인에 따라 대응이 달라집니다.
입술 건조가 반복될 때 립밤을 더 자주 바르는 것만으로 해결이 안 된다면 원인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맞는 순서입니다. 그리고 3주 이상 낫지 않는 입술 병변은 반드시 확인이 필요합니다.
입술이 트는 흔한 원인, 수분, 습관, 환경부터 먼저
입술 건조의 흔한 원인 중 하나는 수분 부족입니다. 입술은 다른 피부와 달리 피지선이 없어 스스로 수분을 유지하는 능력이 약합니다.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으면 전신 수분이 부족해지고 입술 점막이 가장 먼저 건조해집니다. 하루 수분 섭취량이 적은 날에 입술이 더 심하게 튼다면 수분 섭취를 늘리는 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입니다.
입술을 핥는 습관은 입술을 더 건조하게 만드는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입니다. 침이 증발하면서 입술의 원래 수분까지 같이 빼앗아 갑니다. 입술이 건조하면 무의식적으로 핥게 되고 핥을수록 더 건조해지는 악순환이 생깁니다. 핥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느끼지만 실제로는 반대입니다. 이 습관을 의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포스트잇에 입술 핥지 않기라고 써두거나 핥고 싶을 때마다 립밤을 바르는 방식으로 습관을 바꾸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비평이 나왔습니다. 입술이 건조하면 립밤을 더 자주 바르는 것이 당연한 해결책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핥는 습관을 그대로 두면서 립밤을 바르는 것은 구멍 난 항아리에 물을 계속 채우는 것과 같습니다. 습관이 먼저고 립밤은 그다음입니다.
건조한 실내 환경도 직접적인 원인입니다. 겨울철 난방이 켜진 실내, 에어컨이 장시간 가동되는 공간, 비행기 기내처럼 극도로 건조한 환경에서 입술이 더 빨리 트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가습기를 사용하거나 실내 습도를 40~60%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입술 건조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코가 막혀 입으로 숨을 쉬는 습관도 입술을 건조하게 합니다. 입을 벌리고 호흡하면 공기가 계속 입술을 통과하면서 수분이 빠르게 증발합니다. 만성 비염이나 코막힘이 있어서 밤에 입을 벌리고 자는 사람은 아침에 입술이 특히 더 건조하고 갈라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패턴이라면 입술 관리보다 코막힘 원인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맞습니다.
자외선도 입술 건조의 원인이 됩니다. 입술 피부는 얇고 멜라닌 색소도 적어 자외선 손상에 취약합니다. 야외 활동이 많은 사람, 자외선 차단이 된 립밤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에게 입술 건조와 색소 변화가 더 잘 생깁니다.
립밤 성분, 비타민 결핍, 약물, 반복되는 입술 건조의 숨은 원인
생활 조건을 바꿔도 입술이 계속 트인다면 다음 원인들을 확인해야 합니다.
사용하는 립밤 성분이 오히려 입술을 건조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멘톨, 캄파, 페퍼민트, 살리실산, 향료가 포함된 립밤은 처음에는 시원하거나 촉촉하게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입술 수분을 빼앗거나 자극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런 성분이 포함된 립밤을 오래 사용하면 립밤을 발라도 금방 다시 건조해지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습니다. 입술 보호에 적합한 성분은 바셀린, 시어버터, 호호바 오일, 비타민E처럼 수분을 잠그는 폐쇄제 계열입니다. 틴트나 색조 립 제품도 성분에 따라 입술을 건조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비타민 B2와 B3, 철분, 아연이 부족하면 입술이 자주 트고 특히 입술 꼬리 부분이 갈라지는 구각염이 생길 수 있습니다. 구각염은 입술 양쪽 끝이 빨갛게 변하거나 갈라지고 짓무르는 상태입니다. 식사를 자주 거르거나 편식이 심하거나 채식 위주 식단을 오래 유지한 경우에 결핍 위험이 높습니다. 비타민 부족이 의심된다면 검사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검사 없이 고용량 보충제를 임의로 복용하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특정 약물이 입술 건조를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여드름 치료에 사용되는 이소트레티노인은 피지선 분비를 억제해 입술 건조를 매우 심하게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뇨제, 항히스타민제, 일부 항우울제, 항고혈압제도 구강과 입술 건조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새 약을 시작한 뒤 입술이 갑자기 심하게 건조해졌다면 처방 의사나 약사에게 알리는 것이 좋습니다. 약을 임의로 중단해서는 안 됩니다.
치약 성분 중 라우릴황산나트륨이나 특정 향료에 과민 반응이 생기면 입술 주변이 트고 자극을 받을 수 있습니다. 치약을 바꾼 뒤 입술 건조가 심해졌다면 성분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특정 음식이나 음료에 알레르기나 과민 반응이 있을 때도 입술이 트거나 붓거나 따가울 수 있습니다. 특정 음식을 먹은 뒤 반복적으로 입술이 반응한다면 그 음식과의 관련성을 기록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갑상선기능저하증도 전신 피부와 함께 입술 건조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입술 건조와 함께 피부가 거칠어지고 쉽게 피로하고 추위를 많이 타며 체중이 늘거나 변비가 생기는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갑상선 기능 검사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구각염, 박탈성 순염, 입술 병변, 단순 건조증과 구분할 것들
입술 건조가 특정 부위에 집중되거나 일반적인 관리로 낫지 않는다면 단순 건조증이 아닌 다른 상태를 확인해야 합니다.
구각염은 입술 양쪽 끝이 갈라지고 빨갛게 짓무르는 상태입니다. 세균이나 칸디다 진균 감염, 비타민 결핍, 침이 입술 끝에 고이는 환경이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틀니 착용자나 구강이 건조한 사람,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더 잘 생깁니다. 입술 끝이 반복적으로 갈라지고 잘 낫지 않는다면 단순 보습으로만 접근하지 말고 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칸디다 감염이 원인이라면 항진균제 치료가 필요합니다.
박탈성 순염은 입술 표면이 반복적으로 벗겨지고 각질이 두껍게 쌓이는 상태입니다. 입술을 핥거나 뜯는 습관, 알레르기 반응, 만성 자극이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입술 껍질을 손으로 뜯거나 이빨로 깨무는 습관이 있으면 상태가 악화되는 악순환이 생깁니다. 입술 껍질을 제거하고 싶을 때는 따뜻한 물수건을 입술에 대어 부드럽게 불린 뒤 자연스럽게 벗겨지도록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무리하게 뜯으면 염증으로 이어집니다.
단순 포진 바이러스에 의한 입술 물집은 입술이 트는 것과 다릅니다. 입술 가장자리나 주변에 따끔거리는 느낌이 먼저 오고 이어서 작은 물집이 뭉쳐서 생깁니다. 피로나 면역 저하, 자외선 노출이 재활성화 유발 요인이 됩니다. 입술 물집이 반복된다면 초기에 약국이나 의료진 상담을 통해 항바이러스제 사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집이 터지면 전파 위험이 있으므로 만지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3주 이상 낫지 않는 입술 병변입니다. 딱딱하게 만져지는 덩어리, 한쪽에만 생기는 궤양, 가장자리가 단단하거나 불규칙한 병변이 오래 지속된다면 구강암이나 전암 병변을 배제하기 위해 치과나 구강악안면외과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입술 트임이라고 모두 같은 것이 아닙니다. 3주가 기준입니다.
올바른 입술 관리법과 7일 기록법
입술 건조를 줄이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핥는 습관을 줄이고 수분 섭취를 늘리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만 바꿔도 단순 입술 건조는 개선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립밤은 멘톨이나 향료가 없는 바셀린 계열 제품을 선택합니다. 잠들기 전에 두껍게 바르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낮 동안에는 음식을 먹거나 말을 할 때마다 립밤이 지워지므로 가방에 넣고 수시로 바르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입술 각질을 제거할 때는 손이나 이빨로 뜯지 않고 부드러운 칫솔로 원을 그리듯 가볍게 문질러 제거하거나 따뜻한 물수건을 이용합니다.
음식을 먹은 뒤 입술을 냅킨으로 세게 닦는 것도 피합니다. 닦는 동작이 입술 표면을 반복적으로 마찰시킵니다. 가볍게 누르듯 닦는 것이 적합합니다. 매운 음식, 짠 음식, 산이 강한 음식이 입술 자극이 되는지 기록해 두면 식단과의 관계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입술이 자주 트인다면 일주일 정도 트임이 심한 날과 조건, 핥는 빈도, 수분 섭취량, 실내 환경 건조 여부, 사용하는 립밤과 립 제품 성분, 구강 호흡 여부, 복용 중인 약, 치약 종류, 특정 음식 후 반응, 비타민 섭취 상태를 기록해 두면 원인을 좁히는 데 도움이 됩니다.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세 가지는 핥는 습관이 있는지, 코가 막혀 입으로 숨 쉬는지, 사용하는 립밤에 멘톨이나 향료가 들어 있는지입니다. 이 세 가지만 바꿔도 상당수의 입술 건조가 개선됩니다.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입술 트임이 3주 이상 낫지 않거나, 한쪽에만 병변이 생기거나, 딱딱하게 만져지거나, 입술 끝이 반복적으로 짓무르고 갈라지거나, 새 약을 시작한 뒤 갑자기 심해졌거나, 피로와 추위 민감도 변화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입니다. 진료과는 단순 건조 의심이라면 피부과, 구각염이나 감염이 의심된다면 구강내과나 치과, 전신 원인이 의심된다면 내과나 가정의학과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입술이 트는 것을 립밤으로만 해결하려 하면 원인을 오래 방치하게 됩니다. 핥는 습관과 코막힘 여부, 립밤 성분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현실적인 개선의 출발점입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내용이며 개인의 질환을 진단하거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입술 병변이 3주 이상 낫지 않거나 딱딱하게 만져진다면 의료기관에서 상담받으시기 바랍니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