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 떨리면 당황스럽습니다.
컵을 들다가 손이 떨려 물이 흘리거나, 젓가락질을 하는데 손이 덜덜거리거나, 서명을 할 때 글씨가 흔들립니다. 다른 사람들은 보지 못했는지 모르지만 본인은 신경이 쓰입니다. 파킨슨병인 건 아닐까, 뇌에 이상이 생긴 건 아닐까 불안해집니다.
손 떨림은 원인이 매우 다양합니다. 가장 흔한 원인은 카페인 과다나 피로, 저혈당, 긴장처럼 생활 조건과 관련된 것입니다. 본태성 진전처럼 유전적으로 생기는 떨림도 있고 갑상선기능항진증이나 특정 약물이 원인인 경우도 있습니다. 파킨슨병은 손 떨림의 원인 중 하나이지만 가장 드문 원인에 속합니다.
손 떨림을 구분하는 가장 중요한 질문은 두 가지입니다. 가만히 있을 때 떨리는지, 손을 들거나 뭔가를 할 때 떨리는지입니다. 이 차이가 원인을 좁히는 핵심 단서입니다.
손 떨림의 흔한 원인, 카페인, 피로, 긴장, 저혈당부터
손 떨림의 가장 흔한 원인은 생활 조건과 관련된 것들입니다. 이 경우 조건을 바꾸면 떨림이 줄어듭니다.
카페인은 신경계를 자극해 손 떨림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생활 속 원인 중 하나입니다. 커피를 평소보다 많이 마신 날, 에너지 드링크를 마신 날, 빈속에 커피를 마신 날에 손 떨림이 더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카페인이 영향을 줬다면 섭취를 줄였을 때 떨림이 줄어드는지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하루 커피를 세 잔 이상 마시면서 손이 떨린다면 카페인을 먼저 줄여보는 것이 맞는 순서입니다. 비평이 나왔습니다. 손이 떨린다고 바로 신경과를 찾기 전에 그날 카페인을 얼마나 마셨는지를 먼저 돌아보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가장 흔한 원인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면 부족과 심한 피로도 손 떨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근육과 신경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미세한 근육 조절 능력이 떨어지고 손 떨림이 나타납니다. 충분히 자고 나서 다음 날 떨림이 줄었다면 피로가 원인이었던 것입니다. 반복적으로 수면이 부족하다면 그것 자체가 해결해야 할 원인입니다.
긴장이나 불안 상태에서도 손이 떨립니다. 중요한 발표나 면접, 처음 만나는 사람 앞에서 손이 떨리는 것은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생기는 정상적인 반응입니다. 상황이 끝나면 떨림이 사라지는 패턴이라면 불안이 원인입니다. 하지만 긴장 상황이 아닌데도 손 떨림이 반복된다면 불안 외의 원인을 확인해야 합니다. 만성 불안장애에서도 손 떨림이 지속될 수 있으며 이 경우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이 도움이 됩니다.
저혈당은 혈당이 낮아질 때 손 떨림, 식은땀, 두근거림, 심한 허기가 함께 나타납니다. 식사를 거르거나 공복 시간이 길어졌을 때, 또는 당뇨병 약을 복용 중인 사람에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뭔가를 먹었더니 떨림이 빠르게 나아진다면 저혈당이 원인이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당뇨병 치료 중 저혈당이 반복된다면 담당 의사에게 알려야 합니다.
음주 후나 금주 후에도 손 떨림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소량의 알코올은 일시적으로 긴장을 줄여 떨림이 줄어드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반대로 장기간 음주 후 갑자기 금주하면 금단 증상으로 심한 손 떨림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알코올 금단 떨림은 심할 경우 의료 감독 하에 관리가 필요합니다.
본태성 진전, 갑상선, 약물, 반복되는 손 떨림의 원인들
생활 조건을 바꿔도 손 떨림이 반복된다면 다음 원인들을 확인해야 합니다.
본태성 진전은 손 떨림의 가장 흔한 신경학적 원인입니다. 손을 들거나 뭔가를 잡으려 할 때, 즉 동작을 수행할 때 떨림이 나타나고 가만히 있을 때는 떨림이 없거나 줄어드는 것이 특징입니다. 가족 중에 손이 떨리는 사람이 있는 경우가 많아 가족성 진전이라고도 불립니다. 나이가 들면서 심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다면 치료 없이 경과를 관찰하기도 하지만 글씨 쓰기나 식사가 어려울 정도라면 약물 치료를 신경과에서 상담할 수 있습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에서는 갑상선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어 신체 대사 전체가 빨라지면서 손 떨림이 나타납니다. 가만히 있어도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심장이 빨리 뛰거나 더위를 심하게 타거나 체중이 줄거나 불안감이 증가하는 증상이 함께 온다면 갑상선 기능 검사를 고려해야 합니다. 혈액 한 번의 검사로 확인할 수 있으므로 이 증상 조합이 있다면 내과에서 먼저 확인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갑상선이 원인이라면 갑상선 치료를 통해 떨림이 호전됩니다.
특정 약물이 손 떨림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기관지 확장제, 일부 항우울제, 리튬, 발프로산 같은 기분 안정제, 스테로이드, 일부 항암제, 부정맥 약물 등이 떨림과 관련될 수 있습니다. 새 약을 시작한 뒤 손 떨림이 생겼거나 심해졌다면 처방 의사나 약사에게 알리는 것이 좋습니다. 약을 임의로 중단해서는 안 됩니다. 약물이 원인이라면 용량 조정이나 약물 교체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마그네슘혈증이나 저칼슘혈증 같은 전해질 불균형도 근육 경련이나 떨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일반적인 식사를 하는 건강한 성인에게 전해질 결핍이 손 떨림의 단독 원인인 경우는 흔하지 않습니다. 검사 없이 마그네슘이나 칼슘 보충제를 임의로 복용하는 것보다 혈액 검사를 통해 실제 수치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간성 뇌병증처럼 간 기능이 심하게 저하된 경우에도 날개 치는 듯한 손 떨림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만성 간질환이 있는 사람에게 손 떨림이 새로 생겼다면 간 기능 상태를 확인해야 합니다.
파킨슨병, 소뇌 이상, 진료가 필요한 손 떨림 구분법
손 떨림을 걱정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파킨슨병입니다. 하지만 파킨슨병은 손 떨림 원인 중 상대적으로 드문 편이고 다른 특징적인 증상이 함께 나타납니다.
파킨슨병에서의 손 떨림은 가만히 있을 때 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손을 들거나 뭔가를 잡으려 하면 오히려 줄어드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것을 안정 시 진전이라고 합니다. 엄지와 검지를 마주 비비는 것처럼 보이는 환약 말기 진전이 특징적입니다. 떨림 외에 팔다리가 뻣뻣해지거나 동작이 느려지거나 걸음걸이가 달라지거나 표정이 굳는 변화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쪽에서 먼저 시작해 서서히 반대쪽으로 진행되는 특징도 있습니다. 반면 본태성 진전은 양손에 비교적 대칭적으로 나타나고 동작을 할 때 더 뚜렷합니다.
비평이 나왔습니다. 손이 떨리면 파킨슨병을 걱정하는 것이 가장 흔한 반응입니다. 하지만 가만히 있을 때보다 뭔가를 할 때 떨리는 패턴이라면 파킨슨병보다 본태성 진전이나 카페인, 갑상선 문제가 훨씬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장 무서운 원인부터 검색하기보다 어떤 상황에서 떨리는지 패턴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맞는 순서입니다. 그 패턴 하나가 원인을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좁혀줍니다.
소뇌 이상에서도 손 떨림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소뇌는 정밀한 동작 조절을 담당하며 소뇌가 손상되면 목표 지점에 가까워질수록 떨림이 심해지는 의도성 진전이 나타납니다. 물 잔을 잡으려고 손을 뻗을수록 떨림이 심해지는 패턴입니다. 소뇌 이상은 뇌졸중, 다발성 경화증, 알코올 관련 손상 등 다양한 원인으로 생길 수 있습니다. 어지럼증, 균형 잡기 어려움, 발음이 뭉개지는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빠른 신경과 진료가 필요합니다.
윌슨병은 구리가 체내에 축적되어 뇌와 간에 영향을 주는 드문 유전 질환으로 젊은 나이에 손 떨림과 함께 간 기능 이상, 정신 증상이 나타납니다. 40세 이전에 원인 불명의 손 떨림이 생겼다면 드물지만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7일 기록법과 진료가 필요한 신호
손 떨림이 반복된다면 일주일 정도 떨림이 나타나는 시간과 상황, 가만히 있을 때인지 동작 중인지, 어느 손인지 양손인지, 카페인 섭취량, 수면 시간, 식사 여부와 공복 시간, 불안이나 긴장 상황, 복용 중인 약, 음주 여부, 두근거림이나 체중 감소 동반 여부, 가족 중 손 떨림이 있는지를 기록해 두면 원인을 좁히는 데 도움이 됩니다.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가만히 있을 때 더 심한지 뭔가를 할 때 더 심한지입니다. 이 차이가 파킨슨병과 본태성 진전을 구분하는 첫 번째 단서입니다. 둘째, 두근거림, 체중 감소, 더위 민감이 함께 있는지입니다. 이 조합이 있다면 갑상선을 먼저 확인합니다. 셋째, 새로 시작한 약이 있는지입니다. 약물이 원인인 경우 처방 변경으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빠른 시일 내 신경과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손 떨림이 한 달 이상 반복되거나, 점점 심해지거나, 가만히 있을 때 특히 뚜렷하거나, 팔다리가 뻣뻣해지거나 동작이 느려지거나, 걸음걸이가 달라졌거나, 목표 지점에 가까워질수록 떨림이 심해지거나, 양손 떨림과 함께 균형 잡기가 어려운 경우입니다.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즉시 의료 평가가 필요합니다. 갑작스러운 심한 손 떨림과 함께 의식 변화, 심한 두통, 발음 이상, 한쪽 팔다리 힘 빠짐이 동반되는 경우입니다. 이 조합은 뇌졸중의 신호일 수 있으므로 즉시 119에 연락해야 합니다.
카페인을 줄이고 충분히 자고 나서 떨림이 사라진다면 생활 조건이 원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조건을 바꿔도 한 달 이상 반복된다면 그때는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맞습니다. 파킨슨병이 가장 걱정되는 원인이지만 가장 드문 원인이기도 합니다. 패턴을 먼저 기록하고 조건을 먼저 바꿔보는 것이 불필요한 불안을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내용이며 개인의 질환을 진단하거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손 떨림이 한 달 이상 반복되거나 동작 느림, 균형 이상, 의식 변화가 동반된다면 의료기관에서 상담받으시기 바랍니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