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가 갑자기 종아리가 굳어버리는 느낌이 옵니다.
통증이 너무 강해 잠에서 깨고 다리를 펴려고 하면 근육이 돌덩어리처럼 뭉쳐 있습니다. 몇 초에서 길게는 몇 분까지 이어지고 통증이 가라앉아도 그 자리가 뻐근하게 남습니다. 다리에 쥐가 나는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해봤지만 반복될수록 불안해집니다.
이럴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마그네슘 부족입니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마그네슘이 부족하면 쥐가 난다는 내용이 많이 나옵니다. 그래서 마그네슘 보충제를 먼저 떠올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먹어도 쥐가 계속 나는 날이 있고 안 먹어도 안 나는 날이 있습니다. 마그네슘만으로 설명이 안 됩니다.
다리에 쥐가 나는 이유는 수분 부족, 과도한 운동, 수면 중 자세, 혈액 순환 문제, 신경 압박, 약물 부작용 등 다양합니다. 마그네슘이 영향을 주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이 유일한 원인은 아닙니다. 쥐가 나는 조건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보충제보다 먼저입니다.
쥐가 나는 흔한 원인들, 수분, 자세, 운동부터 먼저
다리에 쥐가 나는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는 수분 부족입니다. 근육이 제대로 수축하고 이완하려면 전해질이 균형 있게 유지되어야 합니다. 수분 섭취가 부족하거나 땀을 많이 흘린 날에는 전해질 균형이 흔들리면서 근육 경련이 생기기 쉬울 수 있습니다. 여름에 땀을 많이 흘린 날, 운동 후 수분 보충이 부족했던 날, 술을 많이 마신 다음 날 쥐가 더 자주 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마그네슘만 탓하기 전에 그날 물을 얼마나 마셨는지를 먼저 돌아보는 것이 맞습니다.
수면 중 다리 자세도 중요한 원인입니다. 이불을 발끝 쪽으로 당겨 덮으면 발목이 저절로 발바닥 쪽으로 굽혀지는 자세가 됩니다. 이 자세가 오래 유지되면 종아리 근육이 수축된 상태로 고정됩니다. 여기에 뒤척임 없이 오래 같은 자세로 자면 근육이 갑작스럽게 경련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것을 알고 나면 마그네슘이 아니라 이불 덮는 방식이나 수면 자세를 바꾸는 것이 먼저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단순한 원인을 모른 채 보충제를 먼저 찾는 것이 아깝습니다.
낮에 평소보다 많이 걸었거나 강도 높은 운동을 했다면 근육 피로가 쌓인 상태에서 밤에 쥐가 나기 쉽습니다. 특히 평소 운동을 잘하지 않다가 갑자기 많이 움직인 날에 더 잘 생깁니다. 반대로 종일 앉아서 일하며 다리를 거의 움직이지 않은 날에도 쥐가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혈액이 하체에 고여 있고 근육이 오랫동안 같은 자세로 있다가 자는 동안 갑작스러운 수축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장시간 같은 자세로 앉거나 다리를 꼬고 앉는 습관도 종아리 혈류를 줄이고 쥐가 나는 조건을 만듭니다. 다리를 꼬고 있으면 종아리와 발목 주변 혈관이 압박을 받습니다.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근육에 충분한 산소가 전달되지 않고 노폐물이 쌓이면서 경련이 더 잘 생길 수 있습니다.
비평이 나왔습니다. 쥐가 나면 마그네슘 보충제를 먼저 찾는 것이 워낙 흔한 일이 됐습니다. 하지만 그날 물을 거의 안 마셨는지, 이불이 발끝을 당기고 있었는지, 평소보다 많이 걷거나 오래 앉아 있었는지를 먼저 확인하면 비용 없이 해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충제는 이런 조건을 먼저 점검한 뒤에 고려해도 늦지 않습니다.
신경 압박, 혈관, 약물, 반복되는 쥐의 원인들
생활 조건을 바꿔도 쥐가 자주 반복되거나 다른 증상이 동반된다면 다음 원인들을 확인해야 합니다.
허리 디스크나 척추관 협착증처럼 허리 신경이 눌리면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 신호에 이상이 생겨 다리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수축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쥐가 나는 것과 함께 허리 통증, 다리 저림, 오래 걸으면 다리가 당기고 쉬면 나아지는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걸을 때 다리가 당기거나 저리다가 앉아서 쉬면 좋아지는 패턴이 반복된다면 척추관 협착증의 가능성을 정형외과에서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말초동맥 질환은 다리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좁아지는 상태로 걸을 때 종아리 통증이나 경련이 생기고 쉬면 나아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흡연이 위험 요인입니다. 걷기 시작하면 종아리 통증이나 경련이 반복되고 쉬면 나아지는 패턴이라면 혈관 문제도 확인해야 합니다. 말초동맥 질환은 심혈관 질환 위험과도 연결되므로 가볍게 넘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정맥 문제도 쥐와 관련될 수 있습니다. 하지정맥류가 있으면 다리 혈액이 제대로 순환하지 못해 다리가 무겁고 쉽게 붓고 밤에 쥐가 자주 날 수 있습니다. 종아리 안쪽에 굵어진 혈관이 보이거나 다리가 쉽게 피로하고 붓는다면 혈관외과나 내과에서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특정 약물이 쥐를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고혈압 치료에 쓰이는 이뇨제는 칼륨과 마그네슘 같은 전해질을 소변으로 배출시켜 근육 경련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스타틴 계열 고지혈증 약도 일부에서 근육 통증이나 경련과 관련될 수 있습니다. 새 약을 시작한 뒤 쥐가 더 자주 생겼다면 처방 의사나 약사에게 알리는 것이 좋습니다. 약을 임의로 중단해서는 안 됩니다.
임신 중에는 체중 증가와 혈액 순환 변화, 전해질 변화로 다리에 쥐가 더 자주 납니다. 특히 임신 후기에 흔합니다. 임산부라면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하고 종아리 스트레칭을 습관화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다만 임신 중 갑작스러운 다리 통증과 붓기가 함께 나타난다면 심부정맥혈전증 가능성도 확인해야 합니다.
갑상선기능저하증, 당뇨병, 신부전 같은 전신 질환에서도 다리 경련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쥐 외에 다른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갑자기 쥐의 빈도가 높아지면서 설명하기 어려운 피로감이나 다른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혈액 검사를 포함한 전반적인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쥐가 났을 때 즉각적인 대처와 7일 기록법
쥐가 났을 때 우선 해볼 수 있는 대처는 해당 근육을 반대 방향으로 부드럽게 스트레칭하는 것입니다. 종아리에 쥐가 났다면 발끝을 몸 쪽으로 당기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입니다. 누운 채로 발목을 90도로 세우거나, 바닥에 서서 발꿈치를 지면에 붙이고 발끝을 위로 들어 올립니다. 근육을 억지로 펴려고 힘을 주면 오히려 경련이 더 강해질 수 있습니다. 방향에 맞게 부드럽게 당기면서 경련이 풀리기를 기다리는 것이 맞습니다.
경련이 풀린 뒤 뻐근함이 남는다면 따뜻한 수건을 올려두거나 가볍게 마사지하면 도움이 됩니다. 갑자기 얼음을 대면 근육 수축이 다시 강해질 수 있으므로 냉찜질보다 온찜질이 일반적으로 더 적합합니다.
쥐가 자주 반복된다면 일주일 정도 쥐가 난 시간, 어느 쪽 다리인지, 종아리인지 발인지 허벅지인지, 그날의 수분 섭취량, 운동량과 활동 종류, 이불 덮는 방식과 수면 자세, 카페인과 음주 여부, 복용 중인 약, 다리 저림이나 붓기 동반 여부, 허리 통증 여부를 기록해 두면 원인을 좁히는 데 도움이 됩니다. 쥐가 난 날과 안 난 날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비교하면 패턴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항목은 그날 물을 충분히 마셨는지, 이불이 발끝을 당기고 있었는지, 낮에 무리하거나 반대로 종일 앉아만 있었는지입니다.
예방을 위해 잠들기 전 종아리 스트레칭을 습관으로 만드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벽에 손을 짚고 한 발을 앞으로 내밀어 뒷다리 종아리를 30초 이상 늘려주는 동작을 양쪽 교대로 합니다. 이불을 발끝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여유 있게 덮거나 발아래에 작은 쿠션을 두어 발목이 꺾이지 않도록 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취침 전 물 한 컵을 마시는 것이 야간 수분 부족으로 인한 쥐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마그네슘의 역할과 진료가 필요한 신호
마그네슘은 근육 이완에 관여하는 무기질입니다. 실제로 마그네슘이 부족하면 근육 경련이 더 잘 생길 수 있습니다. 이뇨제를 복용 중이거나 설사가 오래 지속됐거나 채소와 견과류 섭취가 매우 부족한 경우라면 마그네슘 섭취를 늘리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마그네슘을 포함한 음식으로는 견과류, 씨앗류, 녹색 채소, 콩류, 통곡물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마그네슘이 모든 다리 쥐를 해결하는 것은 아닙니다. 수분 부족, 수면 자세, 신경 압박, 약물 부작용이 원인인 경우에는 마그네슘 섭취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수분 섭취와 수면 자세, 활동량을 먼저 조정해 보고 그래도 반복된다면 그때 마그네슘 섭취를 함께 늘리는 순서가 더 현실적입니다.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쥐가 한 달에 수 차례 이상 반복되는 경우, 다리 저림이나 허리 통증이 동반되는 경우, 걸을 때마다 다리가 당기고 쉬면 나아지는 패턴이 반복되는 경우, 다리가 자주 붓고 종아리 안쪽에 혈관이 굵어진 경우, 새 약을 시작한 뒤 쥐가 갑자기 잦아진 경우, 임신 중 갑작스러운 다리 통증과 붓기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 쥐 외에 설명하기 어려운 피로감이나 체중 변화가 동반되는 경우입니다. 신경과, 정형외과, 내과, 혈관외과 중 동반 증상에 따라 진료과를 선택할 수 있으며 어느 과를 선택할지 모르겠다면 내과나 가정의학과에서 먼저 전반적인 평가를 받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다리에 쥐가 나는 것을 마그네슘 부족으로만 단정하면 실제 원인을 오래 방치하게 됩니다. 쥐가 나는 조건을 먼저 기록하고 패턴을 파악하는 것이 보충제보다 먼저 해야 할 일입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내용이며 개인의 질환을 진단하거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다리 쥐가 자주 반복되거나 저림, 허리 통증, 다리 붓기가 동반된다면 의료기관에서 상담받으시기 바랍니다.
참고자료